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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은 바뀌지 않는다, 바꿔야 한다: John Kotter가 말한 변화의 구조

2026. 6. 21. 06:41안전칼럼

리스크랩연구소, 김훈 박사
-산업안전 · Safety-IV · ESG 리스크 전략 연구소
-사고발생 이전 개입을 연구하는 Safety-IV 플랫폼
-Safety-4 :사고를 사건이 아니라 ‘상태의 붕괴’로 다루는 새로운 안전 패러다임


어느 CEO나 조직의 리더는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고 싶어 한다. 그러나 안전문화는 생각보다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많은 기업들이 사고가 발생하면 안전강화 대책을 발표한다. 교육을 늘리고, 점검을 강화하고, 캠페인을 시행하며, 새로운 규정을 만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조직은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왜 그럴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조직변화 이론가 존 코터(John Kotter)에게서 찾을 수 있다. 그는 기업이 왜 변화에 실패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연구한 대표적인 학자다. 그의 8단계 변화모델은 단순한 경영기법이 아니라 조직이 변화에 실패하는 구조적 이유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그의 이론은 안전문화가 왜 정착되지 못하는지를 설명하는 데도 그대로 적용된다.

코터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조직은 자연스럽게 변하지 않는다. 변화는 의도적으로 설계되지 않으면 실패한다. 안전도 마찬가지다. 많은 기업들은 안전을 교육과 캠페인의 문제로 생각한다. 그러나 코터의 관점에서 보면 안전문화는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라 조직변화 프로젝트다. 조직이 변하지 않으면 안전도 변하지 않는다.

코터는 변화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로 긴급성(Urgency)의 부족을 지적했다. 조직 구성원들이 현재 상태를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으면 변화는 시작되지 않는다. 안전 분야에서도 동일하다. Near Miss가 반복되고, 경미한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위험신호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조직은 이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는다. "아직 사고가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재 상태를 정상으로 받아들인다. 이 상태에서는 어떤 안전 프로그램도 형식적인 활동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는 두 번째 단계로 변화 연합(Guiding Coalition)의 구축을 강조했다. 조직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바뀌지 않는다. 변화는 집단이 만들어낸다. CEO, 생산부서, 공정부서, 안전부서, 재무부서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안전은 항상 생산과 비용의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안전팀만 안전을 이야기하는 조직에서 안전문화는 결코 정착될 수 없다는 뜻이다.

세 번째 단계는 비전(Vision)이다. 사람들은 왜 변화해야 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무재해"를 외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구성원들은 안전이 조직의 지속가능성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왜 지금의 방식으로는 안 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안전은 구호가 아니라 방향이어야 한다.

코터는 또한 단기 성과(Short-Term Wins)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람들은 변화가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경험을 해야 계속 움직인다. 안전도 마찬가지다. 교육 횟수나 점검 건수가 아니라 반복사고 감소, 위험요인 제거, 작업환경 개선과 같은 구체적 성과가 보여야 한다. 변화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면 구성원들은 다시 원래 행동으로 돌아간다.

이 지점에서 Safety-IV와 코터의 이론은 흥미롭게 만난다. Safety-IV는 사고를 사건(Event)이 아니라 상태(State)의 붕괴로 본다. 마찬가지로 조직 변화도 이벤트가 아니다. 상태의 전환이다. 안전문화가 정착되지 않는 이유는 프로그램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조직 상태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조적 압력은 그대로 존재한다. 일정 압박은 여전하다. 인력 부족은 계속된다. 위험정보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생산 목표는 안전보다 우선한다. 이런 상태가 유지되는 한 아무리 많은 교육과 캠페인을 시행해도 조직은 원래 상태로 되돌아간다.

Safety-IV의 관점에서 안전문화는 태도나 의식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상태의 문제다. 구성원이 위험을 보고할 수 있는가. 관리자가 생산보다 안전을 우선할 수 있는가. 위험 신호가 의사결정으로 연결되는가. 작업을 중지할 권한이 실제로 작동하는가. 이러한 조직 상태가 바뀌지 않는다면 안전문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코터가 마지막 단계에서 강조한 것은 변화의 문화화(Anchoring Change in Culture)였다. 변화가 지속되려면 새로운 방식이 조직의 기본 운영방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 역시 동일하다. 안전은 특정 기간 동안 시행되는 캠페인이 아니다. 안전은 회의 방식이고, 보고 체계이며, 예산 배분 기준이고, 의사결정 구조여야 한다.

Safety-IV는 바로 이 지점을 강조한다. 사고를 막으려면 행동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상태를 바꿔야 한다. 상태를 바꾸려면 조직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조직 변화는 코터가 말한 것처럼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 설계되어야 하고, 측정되어야 하며, 경영진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결국 CEO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안전활동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조직을 변화시키고 있는가. 존 코터는 변화하지 않는 조직에서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Safety-IV는 상태가 변하지 않는 조직에서 안전은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한다. 두 이론이 만나는 지점은 명확하다. 안전문화는 캠페인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안전문화는 조직 변화의 결과다. 그리고 조직 변화는 경영의 가장 중요한 책임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