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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구축공사(IBL) CUB 현장 사망사고

2026. 1. 19. 21:07ESG


2026년 1월 13일 밤 9시 40분경, SK에코플랜트가 시공 중이던 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구축공사(IBL) CUB 현장에서 한 명의 근로자가 쓰러졌다. 그는 그날 오전 7시부터 운반 작업에 투입되어 있었고, 밤 9시 40분경 7층 슈퍼데크 상부에서 의식을 잃었다.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다음 날 새벽 3시 44분경 뇌출혈로 사망했다. 사인은 한랭질환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일 해당 지역에는 한파주의보가 발효되어 있었고, 기온은 영하 3도, 체감온도는 영하 7도 수준이었다. 재해자는 사고 이전부터 12시간 이상 옥외 작업에 노출되어 있었다. 현장은 고층이었고 작업면은 개방되어 있었으며 겨울철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서 반복적인 운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조건은 특이하지 않다. 한국의 대형 건설현장에서 매일 반복되는 풍경이다. 그래서 이 사고는 예외가 아니라,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전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한랭·온열 질환으로 사람이 사망할 때 가장 쉽게 붙는 설명은 늘 같다. 그 사람의 체질이 문제였다는 말이다. 고령이었고, 기저질환이 있었고, 추위나 더위에 약했을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이 ㅣ러한 설명은 편리하다. 사고의 책임을 개인의 몸 상태로 밀어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계는 이 설명을 지지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한랭질환과 온열질환 사망은 매년 반복된다. 숫자가 많지 않아 보일 뿐, 끊긴 적은 없다. 겨울마다 저체온증으로 사람이 죽고, 여름마다 폭염 속에서 일하던 사람이 쓰러진다. 이들은 특정 유전자 집단도 아니고 희귀 질환자도 아니다. 대부분 실외에 오래 노출되었고, 휴식 시간이 부족했으며, 작업을 멈출 기준이 없던 사람들이었다. 사망자의 공통점은 체질이 아니라 조건이다. 노출 시간, 회복 결손, 반복 작업, 중단 기준 부재라는 환경조건이다.

한랭질환 사망은 고령자와 장시간 실외 노출에서 집중되고, 온열질환 사망은 폭염기 야외 작업과 단순·반복 노동에서 집중된다. 이는 개인의 특이성보다 노출 구조가 훨씬 강한 변수라는 뜻이다. 누구든 같은 조건에 오래 놓이면 같은 위험에 접근한다. 그럼에도 사고 이후의 언어는 늘 개인을 향한다. 몸 상태를 살폈어야 했다, 무리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상하면 말했어야 했다. 이 말들은 모두 틀리지 않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를 숨긴다. 그 조직은 언제 작업을 멈출 것인지 정해두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한랭과 온열은 추락처럼 즉시 드러나지 않는다. 몸은 서서히 식거나 달아오르고, 체력은 조금씩 고갈되며, 판단력은 눈에 띄지 않게 떨어진다. 손끝의 감각이 둔해지고 반응 속도가 느려지며 “아직 할 수 있다”는 말의 기준은 계속 낮아진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괜찮다는 말이 반복된다. 그리고 그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지점에서 사람은 쓰러진다. 문제는 쓰러진 순간이 아니다. 이미 그 이전부터 상태는 충분히 위험했다. 그러나 그 상태는 작업 가능으로 분류되었다.

대부분의 현장에는 기준이 있다. 방한·방서 용품, 휴식 권고, 교육, TBM 확인. 그러나 이 기준들은 하나같이 운영 기준이다. 그러나 작업을 어떻게 하면 계속할 수 있는지를 설명할 뿐, 언제 반드시 멈춰야 하는지를 규정하지 않는다. 위험은 관리 대상이지만 중단 사유는 아니다. 그래서 위험은 존재하지만 작업은 계속된다. 이 지점에서 사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가 된다. 사람은 상태가 나빠져도 계속 일하도록 설계된 구조 안에 있었을 뿐이다.

한랭·온열 사망을 체질로 설명하는 순간 기업은 가장 중요한 질문을 피하게 된다. 우리는 언제 멈추도록 설계되어 있었는가. 사고는 우연처럼 보이지만 구조적으로는 매우 정직하다. 노출이 누적되고 회복이 끊기고 판단 기준이 흐려지며 중단 규칙이 없으면 사고는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체질은 부차적 변수다. 핵심은 상태가 악화되는 방향을 조직이 읽고 개입할 수 있었는지다.

안전은 보호구가 아니다. 안전은 교육도 아니다. 안전은 상태가 나빠질 때 개인의 결심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멈춤이 발생하는 구조다. 사람은 추위나 더위 때문에 죽지 않는다. 그 속에서도 작업을 계속하도록 설계된 시스템 때문에 죽는다. 사고를 줄이고 싶다면 개인의 체질을 분석할 것이 아니라 상태가 중단으로 전환되는 기준과 권한을 먼저 설계해야 한다. 이것이 한랭과 온열 사고가 매년 반복되는 진짜 이유다.